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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농사 짓기 (난이도, 준비물, 재배방법, 관리법, 비용)

by limgoons 2025.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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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어릴 적부터 귀에 익숙하던 이 속담, 알고 보면 콩이라는 작물이 얼마나 기본에 충실한지 잘 보여주는 말이죠. 콩은 농사 초보자에게도 큰 부담 없이 도전해볼 수 있는 작물이에요. 뿌리가 땅속 깊이 퍼져 스스로 질소를 공급하고, 물도 많이 필요하지 않아서 비교적 관리가 쉬운 편입니다. 그렇다고 ‘심기만 하면 다 된다’는 뜻은 아니에요. 땅의 준비, 시기, 관리 요령까지 기본은 알고 있어야 알찬 수확으로 이어지니까요. 오늘은 콩 농사의 난이도부터 준비물, 방법, 관리 요령, 비용까지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풀어드릴게요. 마치 이웃 농부가 슬며시 이야기해주는 듯한 마음으로요.

콩사진

콩 농사, 난이도는 얼마나 될까요?

콩은 비교적 ‘쉬운 작물’로 분류됩니다. 감자나 고구마처럼 토양 관리를 많이 하지 않아도 되고, 토마토나 오이처럼 연약하거나 병해에 민감하지도 않아요. 게다가 콩은 스스로 뿌리혹박테리아를 통해 질소를 고정하기 때문에 별다른 비료 없이도 잘 자라죠. 그래서 귀농 초보자, 주말농장 운영자, 어르신들까지 널리 사랑받는 이유입니다.

물론, 아무렇게나 심는다고 풍년을 보장하진 않아요. 잡초 관리, 병충해 예찰, 시기 맞추기 같은 기본은 지켜야 합니다. 하지만 한 번 사이클을 경험해보면 자신감이 생기고, 이듬해부턴 훨씬 여유 있게 농사 지을 수 있는 작물이기도 해요.

무엇이 필요할까요? 준비물과 비용 정리

콩을 재배하기 위해 필요한 준비물은 단출한 편이에요. 씨앗, 흙(밭), 그리고 관리에 필요한 몇 가지 도구 정도죠. 아래 표에 콩 농사에 필요한 기본 준비물과 예상 비용을 정리해봤어요.

준비물 예상 비용
콩 씨앗 (1kg 기준) 5,000원 ~ 8,000원
퇴비 (20kg) 6,000원 ~ 9,000원
제초망 또는 멀칭비닐 5,000원 ~ 10,000원
삽, 갈퀴 등 기본 농기구 기존 보유 or 10,000원 내외
종합 병해충 예방 약제 5,000원 ~ 7,000원

100㎡(약 30평) 규모 기준, 총 비용은 약 30,000원~40,000원 선이면 충분합니다. 만약 밭을 이미 갖고 있고 농기구도 보유 중이라면 씨앗값과 퇴비 정도만 들어요. 경제적인 작물이라는 건 틀림없습니다.

언제, 어떻게 심어야 할까요?

콩 농사의 시작은 시기 선택에서부터 결정됩니다. 보통 5월 말~6월 초가 콩 파종의 적기예요. 너무 빨리 심으면 저온에 약하고, 너무 늦으면 꽃이 피기 전에 서리를 맞을 수 있으니 달력보다는 ‘기온’을 기준으로 삼는 게 더 좋아요. 낮 기온이 20도 이상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보면 됩니다.

밭은 최소 1주일 전부터 정리해두는 게 좋아요. 잡초를 정리하고, 퇴비를 섞어 땅을 부드럽게 고른 뒤 두둑을 만들어주세요. 씨앗은 40~50cm 간격으로 2~3알씩 점파하고, 2cm 정도만 흙을 덮어줍니다. 물은 한 번 듬뿍 주고, 이후에는 발아 전까지 따로 주지 않아도 괜찮아요.

발아는 5~7일 정도면 이뤄지고, 떡잎이 올라오면 제일 튼튼한 한 개만 남기고 솎아주는 것이 좋아요. 솎아낸 콩잎은 나물로 무쳐 먹어도 좋고요. 아이들과 함께 씨앗을 심는다면, 그 과정 자체가 배움이 되고 놀이가 되기도 해요. “이 콩은 우리 가족 콩밥이 될 거야”라는 말 한마디에 아이들은 손끝에 생명을 담게 되죠.

어떻게 관리하면 좋을까요?

콩은 물을 아주 많이 필요로 하진 않지만, 발아 이후 첫 2주 동안은 건조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해요. 특히 마른 봄철에는 주 2회 정도 가볍게 물을 줘야 싹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습니다. 이후에는 자연 강수에 맡겨도 무방한 경우가 많지만, 장마철 이후 고온 건조기가 올 땐 다시 한 번 수분 보충이 필요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잡초 관리’예요. 콩은 초기에 성장이 느려서 잡초에 밀리기 쉽습니다. 제초망이나 멀칭 비닐을 활용하거나, 자주 김매기를 해줘야 해요. 2~3주 간격으로 2~3회 정도만 해주면 대부분 해결돼요. 병해는 그리 많지 않지만, 불규칙한 기후 탓에 최근엔 탄저병이나 콩반점병 등이 나타나기도 하므로 조기 예방을 위해 유기농 방제제를 사용해도 좋습니다.

그리고 아주 중요한 팁 하나! 꽃이 피고 꼬투리가 생기기 시작할 때는 절대 과도한 물을 주면 안 됩니다. 이 시기엔 수분이 많으면 오히려 꽃이 떨어지고 결실이 줄어요. 이럴 땐 ‘기다리는 농사’가 답입니다.

수확의 기쁨, 삶과 연결되다

콩은 9월 말~10월 초쯤이 되면 잎이 누렇게 지고 꼬투리가 갈색으로 마르기 시작해요. 이때가 수확의 신호입니다. 꼬투리를 손으로 만져보았을 때 안에 콩알이 통통하게 찬 느낌이 든다면, 이제 거둘 시간이에요.

수확은 날씨가 맑고 바람이 있는 날 하는 게 좋습니다. 따로 널어두거나 건조하지 않아도 햇살 아래에 며칠 두면 꼬투리가 벌어지고, 톡톡 터지면서 콩이 쏟아져 나오는 그 순간은 그야말로 짜릿하죠. 아이들과 함께 콩을 털며 "우리 콩밥 언제 먹어요?"라는 질문을 듣는 그 시간은, 그 어떤 밥상보다 따뜻합니다.

콩 농사는 단순히 밭일이 아니에요. 한 알의 씨앗이 시간과 계절, 정성과 기다림을 지나 ‘밥상’이라는 삶의 중심으로 이어지는 과정입니다. 고단하지만 기분 좋은 땀, 조용하지만 가득 찬 기다림. 콩 한 알을 키우며 우리는 다시 한 번 삶의 기본으로 돌아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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