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귀농해볼까…” 처음엔 그냥 막연한 로망이었죠. 어느 순간, 하루하루 바쁜 도시 생활에 지쳐 ‘조용한 시골에서 자급자족하며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점점 진지해졌고,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고, 유튜브로 귀농 브이로그를 보고, 농지 매물까지 찾아보게 됩니다. 여기까진 누구나 비슷해요. 하지만 그다음 단계인 ‘현실 귀농’으로 들어서는 순간, 상상과는 전혀 다른 문제들이 마주하죠. 작물 선택을 잘못해 손해를 보고, 투자금이 예상보다 훨씬 많이 들고, 무엇보다 “이게 과연 내 인생에 맞는 길이었을까…”라는 깊은 고민이 시작됩니다. 오늘은 바로 그 ‘귀농 초반의 실패’를 피하고 싶은 분들을 위해 현실적인 작물 선택, 투자 전략, 그리고 실제 귀농 선배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
1. 로망 말고 현실부터, ‘나에게 맞는 작물’ 찾기
귀농 초보자들이 흔히 저지르는 첫 번째 실수는 ‘수익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작물을 고르는 것입니다. 누군가 고추로 대박 났다더라, 누군가 블루베리로 연매출 1억이라더라… 이런 이야기는 자극적이지만, 그 사람이 가진 조건과 당신이 가진 조건은 완전히 다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블루베리는 토양 산도가 맞아야 하고, 고추는 관리 노동량이 상당해서 하루 종일 밭에 있어야 할 정도예요. 내가 하루에 몇 시간 정도 농사에 쓸 수 있는지, 초기 자본은 얼마나 되는지, 땅은 어디에 있는지부터 먼저 따져야 해요. 그리고 가능한 한 ‘회전이 빠르고, 소규모로도 운영 가능한 작물’부터 시작해보는 게 좋습니다. 상추, 쪽파, 잎채소류, 허브, 그리고 다육식물 같은 품목은 초기 실패 위험이 낮고 재배 기술을 익히기에 딱 좋은 작물이에요. 작물은 ‘수익이 높은 것’보다 ‘나와 잘 맞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2. 욕심이 실패를 부른다, 초기 투자 전략 세우기
귀농에서 두 번째로 많은 실수가 바로 ‘초반 과도한 투자’입니다. “하우스 몇 동 지어야겠다, 장비는 좋은 걸로 사자, 창고도 미리 지어두자…” 이런 식으로 시작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몇 천만 원이 사라져버립니다. 문제는 이 투자가 수익을 내기도 전에 지출부터 쌓인다는 것이에요. 농사는 시작부터 ‘장비빨’보다 운영과 판매 전략이 먼저입니다. 초기엔 중고 장비, 임대 장비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무엇보다 작게 시작해서 늘리는 구조를 반드시 지켜야 해요. 그리고 사업계획서를 짤 때는 정확한 작목별 비용 구조를 체크하세요. 씨앗값, 자재비, 인건비, 비료, 물류비… 실제 해보면 생각보다 돈 들어갈 곳이 많습니다. ‘연매출’보다 ‘순이익’ 중심으로 생각해야 귀농 초반의 흔들림을 막을 수 있어요. 또한 정부 지원사업이 있다고 해도 자부담이 존재하고, 선정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무작정 의존해서는 안 됩니다.
3. 유튜브 말고, 실제 농부에게 듣는 조언
요즘 유튜브에는 귀농 콘텐츠가 정말 많아요. 정원 가꾸기, 전원생활, 시골집 리모델링, 농사 브이로그… 하지만 영상은 ‘편집된 그림’일 뿐, 실제 농사의 고됨과 외로움은 잘 담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현실적인 조언을 듣고 싶다면, 직접 농사짓고 있는 사람을 만나야 해요. 지역 농업기술센터, 귀농귀촌 지원센터, 마을 이장님, 인근 농장 운영자 등 현장에서 손에 흙 묻히며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책이나 영상에서는 들을 수 없는 생생한 정보예요. 또한 귀농 선배들의 가장 큰 조언은 ‘혼자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막히는 일이 생겼을 때, 함께 고민하고 나눌 수 있는 농업 커뮤니티, 품앗이 모임, 작목반 같은 시스템 안에 있는 것이 생각보다 큰 도움이 됩니다. “농사는 혼자 지을 수 있지만, 잘되는 농사는 함께해야 완성된다.” 이 말, 정말입니다.
초기 귀농은 누구에게나 불안합니다. 하지만 실패를 피하고, 시간을 단축하는 방법은 분명히 있어요. 작물 선택은 ‘수익이 아닌 나’ 중심으로, 투자 전략은 ‘크게가 아닌 작게’, 그리고 조언은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에서’ 이 세 가지만 기억해도 절반은 성공입니다. 귀농은 결심이 아니라 꾸준함으로 완성되는 여정입니다. 2025년, 당신의 시골살이가 후회 없는 선택이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실패하지 않는 시작은, 작고 정확한 첫걸음에서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