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 이맘때면 농부들 사이엔 묘한 긴장감이 맴돕니다. “올해는 뭘 심어야 남겠어?” 익숙한 질문이지만, 대답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죠. 기후는 계속 예측이 어렵고, 소비자들의 입맛도 빠르게 변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런 변화 속에서도 묵묵히 가능성을 키워온 작물들이 있습니다. 2025년 현재, 농업 전문가들과 현장 농가들이 한목소리로 말하는 ‘올해 반드시 주목해야 할 작물’들. 단순히 수익만 노린 게 아니라, 변화하는 시장 속에서 정말 살아남을 수 있는 작물들이죠. 지금부터 그 세 가지를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흙을 만지고, 기다리고, 때론 실망도 해봤던 우리들이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요.
1. 다시 뜨는 ‘작은 고추’의 위력
고추는 한때 대표적인 국민 작물이었지만, 대량 생산과 수입산 공세로 수익성이 떨어졌다는 인식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달라졌어요. 특히 ‘청양보다 작지만, 맛은 더 강한 미니 고추’가 최근 들어 각광을 받고 있죠. 이유는 단순합니다. 요리의 다양화, 1인 가구 증가, 그리고 가정 간편식 트렌드. 이런 변화 속에서 미니 고추는 빠르게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고 있어요. 매운맛이 강하지만 적당한 크기 덕분에 김치용, 볶음용, 반찬용으로 활용도도 높고, 소포장에도 딱 맞는 제품이라 유통도 훨씬 쉬운 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소규모 면적에서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는 점이 매력입니다. 100평 밭에서도 철저히 관리하면 월 수백만 원 이상 매출을 기록한 농가들도 있습니다. 단순히 고추를 키우는 게 아니라, 브랜드 고추로 포장해 시장에 내놓는 전략이 더해진다면, 그 가능성은 더 커집니다.
2. 도시와 농촌을 잇는 ‘베이비 채소’
요즘 마트에 가보면, 조그만 채소들이 깔끔하게 포장되어 있는 걸 자주 보실 겁니다. 바로 ‘베이비 채소’입니다. 베이비 루꼴라, 베이비 케일, 베이비 근대 같은 것들이죠. 잎이 작고 연하지만 영양은 풍부하고, 식감도 부드러워서 샐러드용으로 인기가 좋습니다. 2025년 현재, 이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도시 소비자들은 더 신선하고 작지만 다양한 맛을 원하고 있고, 식품회사들은 이런 채소들을 ‘프리미엄 가정간편식’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어요. 이런 흐름에 맞춰 소규모 비닐하우스에서 베이비 채소를 키우는 젊은 농가들이 부쩍 늘었죠. 무엇보다도 이 작물의 장점은 재배 주기가 짧고, 빠르게 수확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잘만 운영하면 한 달에 두 번 이상 수확도 가능해, 매출 회전율이 빠른 편이에요. 그리고 이런 채소는 ‘신선도’가 관건이라, 로컬 시장이나 새벽배송 시스템과도 잘 맞는 작물입니다. 잘 키우고, 잘 포장해서, 제때만 보내면 소비자 반응은 정말 좋습니다.
3. 기능성과 맛을 모두 잡은 ‘토종 작물’
요즘은 농산물에서도 스토리가 중요해졌습니다. 어디서 자랐는지, 누가 키웠는지, 어떤 가치를 담았는지. 이런 흐름 속에서 ‘토종 작물’이 다시 조명받고 있어요. 대표적인 게 토종 팥, 흑찰보리, 울금, 들깨 같은 품종들입니다. 이 작물들의 공통점은 기능성 성분이 뛰어나면서도, 오랫동안 한반도 환경에 적응해온 생명력 강한 품종이라는 점이죠. 특히 토종 팥은 최근 건강식품 제조업체에서 앞다퉈 계약 재배를 시작할 정도로 수요가 늘고 있고, 들깨와 보리는 프리미엄 오일이나 가공제품으로 가치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런 작물들은 단가 자체는 높지 않아 보여도, 부가가치가 크고 재활용 범위가 넓다는 특징이 있어요. 게다가 스토리텔링과 연결하면, 단순한 먹거리가 아니라 ‘문화’로 팔리기도 합니다. 농사는 결국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입니다. 이야기 있는 작물은, 결국 소비자 마음까지 닿게 되죠.
올해 농사를 준비하는 분들께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어요. ‘남들 다 하는 거’보단 ‘지금 주목받는 것’에 눈을 돌려보세요. 2025년은 단지 많이 심는다고 성공하는 시대가 아닙니다. 소비자와 시장을 이해하고, 작물에 스토리를 담고, 유통까지 함께 생각하는 전략이 필요해요. 미니 고추, 베이비 채소, 토종 작물… 이 셋은 단순히 유행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농업소득 모델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당신의 밭이 단지 수확의 공간이 아니라, 미래를 키우는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올해는 단지 작물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기회를 키우는 해가 되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