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다니다가 이제 흙 좀 만져볼까 싶었는데, 막상 뭘 심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귀촌을 결심한 많은 도시민들이 가장 먼저 부딪히는 벽은 바로 ‘작물 선택’입니다. 퇴사하고, 도시를 떠나고, 조용한 시골집을 마련하기까지는 큰 결단이 필요하지만… 정작 농사를 시작하려고 하니 “이제 뭐 하지?”라는 막막함이 밀려오죠. 특히 농업 경험이 없다면, 처음부터 무리한 재배에 도전하는 건 위험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농업초보인 도시민 귀촌자들이 실패 없이 시작할 수 있는 전략작물 3가지를 이야기하려 합니다. 쉽고, 노동 부담이 적고, 수익성도 좋은 작물 중심으로 골랐습니다. 농사는 시작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1. 간단한 구조로 시작 가능한 ‘상추’
농사라고 하면 다들 거창하게 생각하시는데, 사실 가장 기본적인 작물부터 시작하는 게 가장 안전한 방법입니다. 그 대표주자가 바로 상추입니다. 상추는 성장 속도가 빠르고, 수확까지 평균 30일 내외라서 ‘농사의 리듬’을 익히기에 정말 좋습니다. 특히 도시민 귀촌자의 경우, 비닐하우스 하나로도 안정적인 수익을 만들 수 있는 작물을 찾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추는 훌륭한 출발점이 되죠. 초기 투자도 많지 않고, 병충해에 강한 품종을 고르면 농약 부담도 줄일 수 있어요. 무엇보다도 상추는 매일 출하가 가능하고, 마트, 식당, 로컬푸드 시장 등 유통처가 넓다는 것이 강점입니다. 처음엔 상추가 너무 흔해서 수익이 날까 싶지만, 품질만 좋다면 도매 없이 직거래만으로도 꽤 괜찮은 소득을 올릴 수 있습니다. 이후 쌈채소 세트로 품목을 확장하면 소득도 안정적으로 늘어나요.
2. 실패 확률 낮고 꾸준한 ‘쪽파’
쪽파는 이름만 들으면 평범하게 느껴지지만, 귀촌 초보자에게 가장 실속 있는 작물 중 하나입니다. 우선 재배가 단순합니다. 비료도 많이 필요 없고, 물 관리만 신경 써주면 잘 자라며 병해충도 비교적 적은 편이죠. 쪽파는 파종 후 40~50일이면 수확 가능하고, 한 번 심으면 연작 피해 없이도 재배를 반복할 수 있어 꾸준한 생산이 가능합니다. 특히 쪽파는 명절 전후 수요가 집중되기 때문에 시기를 잘 맞추면 단가가 확 뛰는 시즌 작물이기도 합니다. 많은 도시민 귀촌자들이 ‘무조건 유기농’이라는 생각만 고집하다가 수익에 타격을 입는 경우가 많은데, 쪽파는 유기재배로도 관리가 상대적으로 수월해 초보자에게 잘 맞습니다. 또한 크지 않은 텃밭이나 온실에서도 시작할 수 있어 소규모 귀촌농에 딱 어울리는 작물입니다.
3. 가공·직거래 확대 가능한 ‘아로니아’
조금 색다른 작물을 찾는다면 ‘아로니아’를 추천합니다. 이름은 생소할 수 있지만,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베리류로 건강식품 시장에서 수요가 꾸준합니다. 중요한 건, 한 번 심으면 10년 이상 수확이 가능한 다년생 작물이라는 점이에요. 초기 2~3년은 관리에 시간이 들 수 있지만, 그 이후에는 비교적 노동력 없이도 안정적인 수익을 만들어주는 구조입니다. 특히 최근엔 아로니아즙, 분말, 잼, 젤리, 와인 등 가공 식품으로 다양하게 확장되며, 부가가치가 올라가고 있어요. 도시민 출신 귀촌자들의 경우 도시 소비자와의 연결고리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온라인 직거래나 체험 농장 운영에 아로니아는 아주 적합합니다. SNS를 통한 ‘건강한 농장’ 이미지로 신뢰 기반의 고객층 확보도 가능하죠. 초기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어도, 꾸준한 브랜딩이 더해지면 귀촌 농업의 장기적 자산이 될 수 있는 작물입니다.
귀촌은 새로운 시작입니다. 그 시작이 ‘실패 없는 한 해’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너무 큰 욕심보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부터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상추, 쪽파, 아로니아 — 이 세 가지 작물은 경험이 없더라도 누구나 해볼 수 있고, 성공의 맛을 비교적 빨리 느껴볼 수 있는 작물들입니다. 농사는 시간이 걸립니다. 그 시간 속에서 작물이 자라듯 내 마음도 자란다는 걸 느끼게 되실 거예요. 2025년, 흙냄새 나는 하루가 후회 없는 선택이 되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그리고 기억하세요. 도시는 떠났지만, 도시에서의 경험은 분명 귀촌 농업에도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