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콩만 심을까, 아니면 다른 작물이랑 같이 해볼까...” 요즘 농가 분들 사이에서 자주 나오는 고민 중 하나입니다. 매년 달라지는 날씨, 오락가락하는 농산물 가격, 게다가 정부 보조금 정책까지 바뀌다 보니, 콩농사 하나도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시대가 됐죠.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단작(한 가지 작물만 재배)과 혼작(두 가지 이상 작물 동시 재배)의 차이점을 살펴보며, 어떤 방식이 내 땅과 상황에 더 맞는지 따뜻하고 현실적인 시선으로 풀어보려 합니다.
단작 – 집중과 효율, 그러나 리스크도 함께
단작은 말 그대로 한 가지 작물만 집중해서 재배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한 논이나 밭 전체에 콩만 심는 경우죠. 이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작업이 단순하고 관리가 수월하다는 점입니다. 파종, 방제, 수확 일정이 일정하니 기계작업 효율도 좋고, 일손도 적게 들어가죠. 특히 계약재배나 정부의 전략작물직불금 신청을 할 때, 단작은 매우 유리한 조건입니다. 예를 들어 콩을 벼 대신 논에 심는 경우, 전략직불금과 전환직불금을 함께 받을 수 있는데, 이 조건이 충족되려면 ‘동일 구역 내 동일 작물 재배’가 필수입니다. 하지만 단작은 리스크도 분명합니다. 만약 콩 가격이 급락하거나, 그 해에 병해충 피해가 유독 심하다면? 전 재배 면적이 타격을 입게 되죠. 작물의 다양성이 없으니, 소득도 하나에만 기대게 되고요. 게다가 단작은 토양에 주는 부담도 커요. 콩만 계속 재배하면, 땅이 한쪽으로 지치고 병해가 더 쉽게 퍼질 수 있어요. 그래서 단작을 하더라도 윤작(해마다 작물 바꾸기)은 꼭 병행해야 합니다.
혼작 – 수익 다변화의 매력, 관리의 복잡함
혼작은 한 필지에 두 가지 이상의 작물을 함께 심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콩과 옥수수를 한 줄씩 교대로 심는다든가, 밭 가장자리에 다른 작물을 심는 식이죠. 이 방식은 자연 친화적이며,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만약 콩 가격이 떨어져도 다른 작물에서 소득이 생길 수 있으니, 전체적인 수익 안정성이 높아지는 거죠. 또한, 일부 혼작 조합은 상호보완 효과도 있어요. 예를 들어, 콩은 공기 중 질소를 뿌리혹박테리아를 통해 고정시키기 때문에, 함께 심은 작물의 생육도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혼작은 토양 건강을 유지하고, 병해충 발생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하지만 좋은 점만 있는 건 아니죠. 혼작은 작업 공정이 복잡하고, 파종 및 수확 일정도 다를 수 있어 노동력이 많이 들어갑니다. 또한, 콩 기준으로 전략직불금을 신청하려면, 순수한 콩 면적만 인정되기 때문에 보조금 산정 면적이 줄어드는 단점도 있어요. 예를 들어 콩과 옥수수를 혼작하면, 콩의 순수 재배 면적이 줄어드니 직불금도 그만큼 줄어들 수 있는 거죠. 혼작을 할 경우, 각 작물별 관리 방법에 대한 이해도와 경험이 꼭 필요합니다. 초보 농가보다는 경험이 많고, 여러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분들에게 더 잘 맞는 방식입니다.
수익성과 보조금, 그 사이의 균형 찾기
사실 ‘단작이 좋다’ ‘혼작이 유리하다’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습니다. 각 방식에는 분명한 장단점이 있고, 내 농지의 여건, 노동력, 경작 경험, 그리고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죠. 2025년 현재, 정부의 보조금 정책은 전략작물에 집중된 단작 중심입니다. 특히 콩, 밀, 조사료 등은 전환재배 시 추가 직불금이 지급되고, 공공수매도 연계되어 있어 수익 보장이 큽니다. 단작으로 콩을 재배하며 품질 관리에 신경 쓴다면, kg당 단가도 높아지고, 직불금도 온전히 받을 수 있는 구조죠. 반면 혼작은 정부정책 면에서는 약간 불리할 수 있지만, 시장 자율성이나 장기적인 토양관리 측면에서는 유리합니다. 특히 계약재배가 어려운 지역에서는 다양한 작물로 소득을 분산시키는 전략이 필요하죠. 그리고 요즘은 혼작을 창의적으로 운영하는 농가도 많아요. 예를 들어, 콩과 들깨, 또는 콩과 파, 심지어 허브류까지 섞어 심는 농가도 있는데, 이런 방식은 직거래나 로컬푸드 판매를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어요. 결국 혼작이냐 단작이냐는 단순한 수치의 문제가 아니라, ‘내 농사 스타일’과 ‘장기적 목표’에 맞는가의 문제인 거죠.
정리하자면, 단작은 정부 지원을 극대화하고 관리 효율을 높이고 싶을 때, 혼작은 자연 친화적인 방식으로 안정적 수익을 분산하고 싶을 때 택할 수 있는 전략입니다. 농사는 점점 더 ‘경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무엇을 심느냐보다, 어떻게 심고, 어떻게 수익을 설계할지가 더 중요해졌죠. 2025년, 여러분의 농지에 가장 어울리는 방식으로 지혜로운 선택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당신의 땅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그 이야기에 맞는 재배 방식을 선택해보세요. 그게 바로 지금 농사가 나아갈 방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