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농사짓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다들 한결같이 이런 말씀을 하세요. "이젠 날씨가 도와줘야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안 망하게 해달라고 빌어야 해요." 그만큼 기후 변화는 농부의 가장 큰 고민거리가 되어버렸죠.
봄이 되면 가물고, 여름이면 장마가 길고, 가을에는 태풍이 쓸고 지나갑니다. 해마다 달라지는 이 날씨 속에서 뭘 심어야 덜 망하고, 더 버틸 수 있을까? 그게 진짜 고민이에요.
그래서 오늘은 날씨가 들쑥날쑥해도 잘 자라고, 실제로 소득도 기대할 수 있는 기후 변화 대응형 작물 3가지를 소개하려고 해요. ‘수수’, ‘조’, ‘참깨’ — 모두 옛스럽지만 지금 다시 주목받고 있는 작물들입니다. 과연 왜 이 작물들이 다시 각광받는지, 현실적인 수익과 함께 하나씩 살펴볼게요.
수수: 땅이 메말라도 끄떡없는 작물
수수는 우리 조상들이 기후 변화라는 개념조차 몰랐던 시대부터 가뭄을 견디기 위해 선택한 작물이에요. 특별한 이유가 있던 게 아니죠. 물이 없어도, 비가 제때 안 와도 알아서 잘 자라는 작물이니까요.
2025년 현재도 그 강인한 생명력은 여전합니다. 실제로 올해 충청북도 음성 지역 한 농부님은 장기 가뭄에도 수확량이 거의 줄지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만큼 관수 부담도 덜하고, 인력도 많이 들지 않아 고령 농가에서도 선호도가 높아요.
수수는 특히 ‘찰수수’나 ‘붉은 수수’ 품종이 인기입니다. 밥에 넣어 먹기도 좋고, 떡집이나 전통한과 업체에서도 꾸준히 찾거든요. 게다가 최근엔 다이어트용으로 찾는 분들도 많아서, 직거래로 kg당 6천 원 이상에 팔린 사례도 있답니다.
항목 | 비용 | 예상 수익 |
---|---|---|
종자 구입비 | 150,000원 | - |
비료 및 토양개량 | 100,000원 | - |
병해충 관리 | 50,000원 | - |
인건비 | 200,000원 | - |
판매 수익(약 400kg 기준) | - | 1,600,000원 |
총 순수익 | - | 1,100,000원 |
수수는 제초제 없이도 뿌리가 잡초를 이기고 자랄 만큼 강해요. 처음만 잘 뿌리내리게 해주면, 이후엔 정말 손이 안 가서 ‘귀차니스트’ 농사라고 불릴 정도예요. 만약 농사 규모를 키우고 싶다면, 두둑만 잘 잡고 종자 관리만 꾸준히 해도 수익 구조는 충분히 안정적입니다.
조: 작지만 실속 있는 곡물
조는 사실 우리가 어릴 때 밥에 조금씩 섞어 먹었던 '노란 알갱이'로 기억하실 거예요. 그런데 요즘 조는 전혀 다른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바로 슈퍼푸드 반열에 오른 작물이기 때문이죠.
당뇨나 고혈압 등 성인병을 관리하는 분들, 혹은 이유식을 찾는 젊은 부모들에게 알러지 적고, 혈당 지수 낮은 잡곡으로 입소문이 났어요. 그러다 보니 유기농 쇼핑몰이나 프리미엄 마켓에선 kg당 8천 원 이상도 받고 있죠.
조는 생육 기간이 짧아 빠르면 80일 만에 수확이 가능해요. 한 번 심고 나면 굵은 비만 피해주면 되고, 논밭 상관없이 어디서든 재배가 가능해요. 특히 조는 해충의 접근이 적고, 병에도 강해 약제 사용이 거의 필요 없습니다. 이건 곧 유기농 인증이 쉬워진다는 말이기도 해요.
항목 | 비용 | 예상 수익 |
---|---|---|
종자 및 파종비 | 120,000원 | - |
비료 및 농자재 | 80,000원 | - |
수확 및 건조비 | 100,000원 | - |
인건비 | 150,000원 | - |
판매 수익(약 250kg 기준) | - | 1,200,000원 |
총 순수익 | - | 750,000원 |
조는 ‘작은 크기’ 덕분에 탈곡·건조 과정이 간편해서 노령층이나 여성 농업인에게도 잘 맞는 작물이에요. 한 지역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어요. “요즘엔 쌀보다 조, 수수, 기장 같은 작물 교육 수강생이 훨씬 많아요. 기후 대응이 되면서도 시장성도 확보됐거든요.”
참깨: 재배는 쉽고, 가격은 높고
참깨는 사실 ‘재배보다 유통이 중요하다’는 말이 나올 만큼, 가격 경쟁력이 아주 높은 작물이에요. 특히 국내산 참깨는 향과 맛이 진해서 수입산보다 훨씬 선호도가 높고, 그만큼 단가도 높습니다.
게다가 참깨는 물이 부족해도 잘 자라고, 병해충 피해도 적은 편이라 안정성이 좋아요. 처음 땅만 잘 다져놓으면 씨를 뿌리고 중간에 한 번 잡초만 정리해주면 끝날 정도로 손이 덜 가는 작물이에요.
항목 | 비용 | 예상 수익 |
---|---|---|
종자 및 자재 | 130,000원 | - |
비료 및 토양개량 | 90,000원 | - |
수확 및 탈곡 비용 | 200,000원 | - |
인건비 | 180,000원 | - |
판매 수익(약 150kg 기준) | - | 1,800,000원 |
총 순수익 | - | 1,200,000원 이상 |
그리고 이게 끝이 아니에요. 참깨는 참기름, 들기름, 깨소금 등 가공도 가능해서 부가가치가 높습니다. 지역 로컬푸드 매장이나 온라인 몰에 입점하면, kg 단위가 아니라 소포장 상품으로도 판매 가능하니 단가도 자연스럽게 올라가요. 더군다나 ‘국내산 100%’만 써도 차별화되는 프리미엄 시장이 열려 있다는 게 참깨 농사의 가장 큰 매력이에요.
기후는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지만, 그 안에서 어떤 작물을 선택할지는 농부의 손에 달려 있어요. 이제는 ‘잘 자라는 작물’이 아닌, ‘기후 변화 속에서도 버텨주는 작물’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수수는 강하고, 조는 부지런하며, 참깨는 여유로운 작물입니다. 이 세 작물은 기후 변화 속에서도 꿋꿋이 자라며, 우리가 땀 흘려 기른 땅에서 든든한 수익과 자부심을 안겨줄 수 있어요.
혹시 올해도 "무엇을 심을까" 고민하고 계신다면, 이 세 작물 중 하나쯤은 진지하게 고려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기후는 계속 바뀌어도, 우리가 뿌리는 씨앗에는 흔들리지 않는 희망이 자라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