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을 준비하면서, 또는 농사를 짓고 있는 중에도 한 번쯤은 고민하게 됩니다. “나는 어떤 방식으로 농사를 지어야 할까?” 익숙하고 안정적인 관행농법으로 가야 할까, 아니면 요즘 주목받는 친환경농업에 도전해볼까? 이 선택은 단순히 농법의 차이를 넘어 삶의 방향과 가치관까지 반영되곤 합니다. 저도 초기에 이 부분에서 정말 많이 고민했어요. 주변에서는 “친환경? 그거 돈도 안 되고 힘만 들지!”라는 말도 있었고, 반대로 “이제는 지속가능성이 답이다”라며 친환경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있었죠. 그래서 오늘은 제가 직접 체험하고 관찰한 내용을 바탕으로, **관행농법과 친환경농업**의 차이를 현실적인 시선으로 비교해보려 합니다. 아래 표도 함께 참고하시면 이해에 도움이 될 거예요.
| 항목 | 관행농법 | 친환경농업 |
|---|---|---|
| 주요 특징 | 화학비료, 농약 사용으로 생산성 중시 | 자연 순환, 생태 보전 중심 |
| 수익 구조 | 단기 고수익 가능하나 가격 경쟁 심함 | 수익은 낮지만 고정 고객과 프리미엄 유리 |
| 작물 성장 | 성장 빠르고 예측 가능 | 성장 속도 느리고 기후에 민감 |
| 병해충 관리 | 농약으로 즉각 대응 가능 | 생물학적 방제, 예방 중심 |
| 토양 상태 | 장기적으론 산성화·지력 저하 우려 | 토양 생태계 복원, 지속 가능 |
| 소비자 인식 | 가격으로 선택, 신뢰는 낮은 편 | 브랜드 신뢰 쌓이면 충성도 높음 |
관행농법: 빠르고 안정적인 수확, 하지만 계속 괜찮을까?
솔직히 말해서, 저도 처음 농사를 시작할 땐 관행농법이 훨씬 편해 보였어요. 비료도 이미 잘 나와 있고, 농약도 타이밍만 잘 맞추면 병해충 문제는 비교적 쉽게 잡을 수 있었으니까요. 작물의 성장도 빠르고 수확량도 꽤 나와서, 농사에 대한 성취감이 컸죠. 하지만 계절이 지나고 해가 바뀌면서 한 가지씩 고민이 생기더라고요. 비슷한 양을 수확해도 시장 가격이 들쭉날쭉하고, 소비자들은 가격에만 민감해서 내 작물의 차별화가 어렵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 작물을 반복해서 심다 보니 토양이 조금씩 지쳐가는 게 느껴졌고, 잡초와 병해도 해마다 조금씩 강해지는 걸 느꼈어요. 관행농법이 생산성 면에서는 강점이 있지만, 지속 가능성이나 경쟁력에서는 점점 한계를 느끼게 된 거죠. 물론 지금도 관행농법으로 성공하고 있는 분들도 많습니다. 다만, 초기 자본이 부족하거나 ‘장기적으로 농사를 지으며 땅과 함께 나이 들어가고 싶다’는 분이라면 한 번쯤 다른 방식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친환경농업: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그만큼 사람도 땅도 살아나요
친환경농업은 말 그대로 ‘자연과 공존하는 농사’입니다. 농약 대신 천적을 활용하고, 비료도 화학이 아닌 퇴비나 미생물 제재를 사용하죠. 처음엔 솔직히 너무 어렵고 까다로웠어요. 병이 하나 도는데도 손을 쓸 방법이 별로 없고, 작물 자라는 속도도 느리고... 처음엔 수확량도 적어서 ‘이걸로 진짜 먹고살 수 있을까’ 싶었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신기한 변화들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작물은 느리지만 더 단단해졌고, 땅에서는 지렁이나 벌레가 다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거부감이 들던 이런 생명체들이, 오히려 농장의 건강함을 보여주는 지표라는 걸 알게 됐어요. 무엇보다 큰 변화는 소비자와의 관계였습니다. 직거래 장터에 나가면 “이 집은 믿고 사요”라며 매번 찾아오는 단골들이 생겼고, 도시에 있는 친구들이 먼저 ‘네 농산물 받아볼 수 없냐’고 물어왔죠. 수익만 따지면 관행농법보다 당장은 떨어질 수 있지만, 브랜드를 만든다는 관점에서는 훨씬 긴 호흡을 가질 수 있는 방식이라는 걸 몸으로 느꼈습니다.
나에게 맞는 농법은? 답은 결국, 당신의 삶의 방향에 달려 있어요
농사는 단순히 작물을 심고 수확하는 일이 아니라, 매일 자연과 대화하고 땅과 시간을 나누는 삶입니다. 그래서 농법을 선택한다는 건, 단순한 기술의 선택이 아니라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에 대한 고민이기도 해요. 관행농법이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생산성과 경제성을 중시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분명 더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특히 초기 자본이 적고,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분들에게는 좋은 선택일 수 있어요. 반면, 친환경농업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노동도 많이 들지만, 그만큼 돌아오는 가치가 다릅니다. 땅이 살아나고, 소비자와의 신뢰가 쌓이고, 내가 만든 농산물이 ‘누군가의 건강한 한 끼’가 된다는 자부심은 그 어떤 수익보다 소중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저는 지금도 두 가지 방식을 혼합하고 있어요. 상황에 따라, 작물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접근하면서 실험을 계속하고 있죠. 중요한 건, ‘이 방식이 무조건 맞아!’라고 단정 짓기보다는, 자신의 여건과 방향성에 맞게 꾸준히 조율해 나가는 태도라고 생각해요. 혹시 지금 농법을 고민 중이시라면, 너무 조급하게 결론 내리지 마세요. 직접 경험해보고, 실패도 해보고, 작물과 대화하면서 나에게 맞는 농사의 리듬을 찾아가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