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는 콩농사 안 된다는 말, 아직도 사실일까요?” 아마 강원도에서 농사 짓는 분들이라면, 이 질문 한 번쯤 들어보셨을 거예요. 산이 많고 일조량도 부족하다 보니 예전엔 콩농사 하기 어려운 지역으로 여겨졌지만, 그건 이제 옛말입니다. 2025년 현재, 강원도에서도 콩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작물로 떠오르고 있어요. 특히 기후 변화와 직불금 정책이 맞물리면서 예전과는 전혀 다른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죠. 오늘은 강원도에 실제 뿌리를 두고 농사짓는 농민의 마음으로, ‘이 땅에서 콩농사, 해볼 만한가요?’라는 물음에 정직하게, 그리고 현실적으로 답해보려 합니다.
1. 강원도 기후, 콩에 진짜 불리한가요?
강원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산지’와 ‘저온기’일 겁니다. 실제로 춘천, 홍천, 인제, 정선 같은 지역은 봄철 파종기가 늦고, 일조량이 부족한 날이 많죠.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기후 패턴이 바뀌고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2022년부터 강원도 지역도 5~6월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아지고 있고, 중산간 지역에서도 콩 파종이 가능할 정도로 생육 여건이 나아지고 있어요. 게다가 콩은 원래 고온다습에 약한 작물이라, 기온이 조금 낮고 밤낮 온도 차가 있는 강원도는 오히려 품질 좋은 콩을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검정콩이나 쥐눈이콩 같은 기능성 품종은 강원도의 청정한 기후와 잘 맞아 소포장 프리미엄 상품으로 직거래에 강점을 보이고 있어요. 물론 태백, 삼척 같은 고랭지 지역은 여전히 한계가 있고 평지와 밭 면적 확보가 중요한 변수이긴 합니다. 하지만 강릉, 횡성, 원주, 춘천 등 일부 지역은 기계화 재배도 가능하고, 일조량도 충분해 콩 재배에 유리한 조건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2. 수익성과 직불금, 강원도 농민도 누릴 수 있나요?
“그래도 평야가 아니니까, 수익은 적겠죠?”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직불금과 판로 전략을 제대로 짠다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2025년 기준, 콩을 재배하는 농민에게 지급되는 전략작물직불금은 1ha당 100만 원이고, 벼 대신 콩을 심은 경우에는 전환직불금 30만 원이 추가돼 최대 130만 원까지 지급됩니다. 강원도 역시 이 조건을 충족하면 동일하게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중산간지에서 논 전환지나 밭 논으로 활용되는 지역은 지자체에서 작물 전환을 적극 장려하고 있어 일부 시·군에서는 별도 보조금까지 지급하는 곳도 있어요. 또한 강원도는 소농 비중이 높기 때문에, 소농직불금(연 120만 원)을 함께 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즉, 면적은 작아도 직불금 수익 비중은 오히려 더 클 수 있다는 말이죠. 그리고 강원도 콩은 특색 있는 품종 중심으로 고단가 판매가 가능한 구조예요. 특히 정선, 평창 등에서 재배되는 검정콩은 kg당 5,000원 이상으로 프리미엄 시장에 유통되며 서울이나 수도권 건강식품 전문매장과 직거래 사례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직불금 + 고단가 품종 = 강원도형 콩 수익 모델, 이 구조가 점점 현실이 되고 있는 거죠.
3. 강원도 농가가 준비해야 할 것들
강원도에서 콩 농사를 수익으로 연결하기 위해선 몇 가지 준비와 전략이 필요합니다. 첫째, 품종 선택. 검정콩, 청자콩, 서목태처럼 기능성+소비자 인지도 있는 품종이 유리해요. 이는 일반 수매보다 직거래나 마켓 납품에 더 적합합니다. 둘째, 인증 관리. 청정 지역 특성을 살려 무농약, 유기농 인증을 받으면 직불금 추가 혜택은 물론 kg당 1,000원 이상 프리미엄을 더할 수 있어요. 셋째, 판로 확보. 서울과 가까운 지리적 장점을 살려 지역 농산물 직거래장터, 온라인 플랫폼(강원장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을 활용해보세요. 지자체마다 브랜드 포장비, 택배비 지원을 해주는 곳도 많아 적극적으로 문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넷째, 직불금 대응 서류. 농업경영체 등록, 파종일지, 재배 사진 등 직불금 신청 준비는 꼭 사전점검 하시고요, 교육 이수나 공동체 활동 참여도 점점 중요해지고 있으니 농업기술센터 공지사항을 자주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해요.
정리하자면, 강원도에서도 콩은 충분히 수익 작물이 될 수 있습니다. 예전과 달리 기후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고, 소면적 중심의 고단가 품종 판매 전략이 이 지역 농가에 딱 맞는 길이 되어가고 있어요. 물론 쉽진 않아요. 땅은 가파르고, 손은 부족하고, 포장하고 택배 보내는 일까지 하려면 때론 농사보다 더 힘들게 느껴지기도 하죠. 하지만 그만큼 남는 수익이 있고, 보람이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2025년, 해발 500미터 작은 밭에서 자란 콩이 서울 어느 건강식당의 두유로, 누군가의 장에 담길 귀한 재료로 쓰인다면… 그건 단지 농사 이상의 가치 아닐까요? 올해, 강원도 콩밭에 진심이 닿는 농사짓기를 응원합니다.